사랑은 미친짓이다.
사랑은 미친짓이다.
14개의 노래와
8개의 영화와
2개의 앨범과
1개의 소설이 정확히 다음과 같은 제목을 가지고 있다.
"Crazy love"
우리는 사랑을 시작할 때, 사랑을 한다고 표현하지 않는다. 대신 사랑에 빠진다고 말한다.
왜 우리는 사랑에 빠진다고 표현하는가? 사랑에 빠진다는 표현은 마치 길을 가다 맨홀 뚜껑 속에 쏙 빠져버리는 것처럼 사랑을 묘사한다.
사랑에 빠진다고 생각하면 사랑은 급진적이고, 광기에 차고, 통제할 수 없고, 그렇기에 고통스러운 것이 된다.
이 말이 마냥 틀린 것은 아니다. 사랑에 빠진 뇌의 반응은 마약에 중독된 뇌의 양상과 비슷하다. 말하자면 이별은 마약금단증상인 것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사랑은 정신병이기도 하다. 혈액검사를 해보면 사랑에 빠진 사람의 세로토닌 분비 수치는 강박장애를 가진 뇌와 매우 유사하다고 나온다.
이런 낮은 세로토닌 수치는 낭만적 사랑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도 한다. 도파민, 엔돌핀, 옥시토신과 같은 호르몬들은 흔히 말하는 '설렘'을 불러일으키는 낭만적 사랑의 책임자들이다. 하지만 낭만적 사랑은 오래가지 않는다. 이런 호르몬들이 분비되는 것은 수개월에서 길어봤자 2년이다. 낭만적 연애, 상대방에 대한 거대한 애정이 사랑이라고 믿게 된다면 그 끝은 분명하다. 우리는 인간이니까.
사랑에 빠진다는 말은 사랑의 유한성, 수동성, 고통, 강박성을 강조하는 말이 된다.
대신 이렇게 표현해보는 것은 어떨까? 사랑은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공동작업하는 과정이라고 말이다.
사랑은 노력과 타협이 필요하고,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행하는 것이다.
예술작품을 만드는 것처럼 예측할 수 없지만, 내가 능동적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그 과정은 기쁨에 차기도 하지만 고통에 몸부림치기도 한다.
낭만적이기도 하지만, 고된 작업이기도 하다.
목표가 맞지 않거나 작업 방식이 맞지 않는다면 작업을 끝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극복하면 결국은 의미있는 작품이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다.
나는 사랑이 감정이라고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다. 하지만 성숙한 사랑을 묘사하는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했다. 노력? 기술? 헌신? 전부 아니다.
이젠 알겠다. 사랑은 예술작품을 공동작업하는 것이다.
사랑은 미친짓이 아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MWYQRKuc5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