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49번째 책, 당신의 삶에, 버려 마땅한 기억은 없다.

모캄보 2022. 10. 12. 16:37

책: 당신의 삶에, 버려 마땅한 기억은 없다.

 

지은이: 월가아재

 

독후감 목차

0. 당신의 삶에 버려 마땅한 기억은 없다.

1. 부조리는 익숙해지는 것이다.

2. 나는 아직 어른이 아니다.

3. 목표지향적 삶의 부작용

4. 성공하는 방법

5. 한번만 더 기회를 줘.

6. 그래서 지금 뭘 하라고?

7. 나가며

 

독후감

 

0. 당신의 삶에 버려 마땅한 기억은 없다.

후회한다는 건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보다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증거이다.

 

나는 후회가 많은 사람이다. 잠들기 전 왜 그때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하는 가벼운 후회부터, 벽에 머리를 박으며 고통스러워하는 후회까지, 살면서 굉장히 많은 후회를 해왔다.

 

그런데 이는 어쩌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후회는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후회를 한다는 것은 대안이 있음을 알고, 기회비용에 대해서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어야 가능한 것이기에, 후회는 자가 피드백 장치이기도 하다.

 

과거에 매몰되어서도 안되겠으나. 후회라는 감정이 느껴진다면 명확히 직시해야한다. 내가 지금 왜 후회하고 있고, 후회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말이다.

 

 

+ 추가적으로 과거의 기억은 객관적이지 않다. 기억은 역사 저술과 같다. 사실보다는 해석에 큰 영향을 받는다. 20세기에는 일제의 식민사관이 지배적이었겠으나, 현대 한국에서는 유사 역사학 취급을 받는다. 한국이 독립했기 때문이다. 7년만에 사법고시에 합격한 사람의 6년차는 실패의 연속이지만, 합격한 이후 수험생활은 성공을 위한 열정적인 젊음으로 포장된다.

 

나는 우리네 삶을 하나의 진행중인 이야기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삶을 하나의 이야기로 이해하는 순간,  현재의 굴욕은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되고, 현재의 고통은 기쁜 승리를 위한 과정이 된다. 그리고 그런 믿음을 가지는 순간 그렇게 된다.

 

내가 만약 고등학생 시절의 나에게 말을 걸 수 있다고 해보자. 고등학생의 나에게 대학생의 내가 말을 건다.

 

"야 고등학생 ooo! 나 지금 대학생인데 너 이렇게 공부하면 수능날 점수 제대로 받아서 명문대 가거든? 지금처럼 열심히 하자!"

 

라는 말을 들은 고등학생의 나는 어떨까? 아마 평온한 마음으로 공부를 미친듯이 열심히 할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더 안정적으로 공부해서 수능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말은 미래에서 오지 않아도 해줄 수 있다. 내가 나 자신의 미래를 믿으면 된다. 내가 나 자신에게

 

"너 이렇게 공부하면 무조건 명문대 간다! 화이팅!"

 

이라고 해주면 되는거다.

 

즉, 목표를 이루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 자신에 대한 뚜렷한 확신을 가지는 것이고, 나 자신의 확신을 가지는 방법은 내 삶을 하나의 이야기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삶을 이야기로 바라보는 두가지 방법은 타인의 이야기를 읽는 것과, 일기를 쓰는 것이다.

 

나는 지금 글을 쓰고 있고, 이를 통해 성장한 생각하는 능력이 성공한 내 미래의 커뮤니케이션 스킬, 설득 스킬, 경영 스킬에 영향을 줘서 세계에서 가장 큰 행복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게 될 것이다. 나는 이야기 2/10 지점밖에 오지 않았다.

 

내 삶의 모든 것들은 앞으로의 이야기를 쓸 때 꼭 필요한 재료들이다. 그러니까

내 삶에, 버려 마땅한 기억은 없다.

 

1. 부조리는 익숙해지는 것이다.

 

책에서 나오는 군대 이야기가 인상이 깊다. 구타, 욕설 등 그 폭력적인 면모 자체도 끔찍하지만, 더 인상깊은 부분은 월가아재도 그런 폭력성에 동화되었다는 것이다.

 

폭력의 되물림은 이제는 식상한 주제다. 피해자가 높은 위치에 오르면 다시 가해자가 되는 구조는 아주 빈번하게 찾을 수 있다. 군대, 학교, 직장 등 사회는 억압의 굴레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부조리는 익숙해지는 것이다. 그들은 원래 괴물이 아니었다.

 

이말은, 나도 괴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기를 쓰고, 반성하고, 나아가자.

 

 

2. 나는 아직 어른이 아니다.

 

어른은 무엇일까?

 

내 생각에 어른은 자신의 삶에 책임과 권리를 모두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나는 그래서 내가 어른인 줄 알았다. 집으로부터 경제적으로, 정서적으로 독립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을 읽고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나는 아직 자연 그대로 세상에 내던져진 적이 없다.

 

물론 내가 꼼꼼하고 빠르게 장학금도 찾아보고, 교내 근장도 했고, 과외도 했지만, 이건 이치에 밝은 것이지 내 삶을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내가 한것들은 결국 근본적으로 타인의 도움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 완전히 같은 룰 안에서 경쟁하고(물론 같은 룰이면 내가 훨씬 불리하다) 그 안에서 살아남아야 나를 책임질 수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른이 되었다는 오만함에서 벗어나자.

 

 

3. 목표지향적 삶의 부작용

 

내가 월가아재를 보면서 정말 깊게 공감한 부분이 있다. 그나 나나 굉장히 목표지향적인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미 고등학생 때 '어떻게 죽고 싶은가?'를 생각하고 계획을 세워놨다.

 

나는 삶의 목표가 명확하다. '행복'이다. 이 목표 아래 의미와 즐거움이라는 하부 목표가 있고 그 아래 또 하부 목표가 있다.

 

입시때도, 대학 입학때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한 계획을 세운다. 이런 식이다.

 

'대학원에 가기 위해서는 학점이 높아야 하고, 학회 활동도 하고, 학부 연구생도 하고, 미리 컨택도 해보고, 근데 동아리는 할 필요 없네? 그럼 안해야지...'

 

나에게는 목표 달성 이외의 것들은 쓸모없어 보인다. 선택과 집중에 뛰어나기 때문에 성취도 좋다. 그런데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현재에 충실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다는 것이다.

 

월가아재는 트레이더가 되는 것만 생각하며 학교 수업도 학점을 높일 수 있는 것들만 듣고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근데 실패를 겪고 다시 시작하려니 과거에 배웠던 것들이 너무 간절했던 것이다.

 

삶은 불확실하다. 기회는 어디서 올지 모른다. 그래서 인생의 최선은 사실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근데 나는 목표가 없으면 작동하지 못한다. 합목적적으로 프로그래밍 된 AI같다. 이게 나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이다.

 

장점이기도 하니 때려부수기 보다는 내 삶의 목표를 더 넓게 설정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것 같다. 그게 행복인데, 항상 이 목표를 떠올려야 제대로 기능할 수 있을 것 같다.

 

 

4. 성공하는 방법

성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거창한 데 있지 않다. 자신에게 지속적이고 긍정적이고 올바른 경험을 입력하고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경험을 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나의 무의식은 많이 깨끗해졌다. 과거에는 피해망상에, 만성적 불안, 공포, 자의식 과잉에 시달렸다.

 

어떻게 깨끗해졌나? 생각해보면 별거 없었다. 긍정적인 경험을 주는 사람과 교류하거나, 나를 되돌아보고, 좋은 글을 읽었다. 그리고 나를 무시하고, 재단하고, 불안하게 하는 경험과 사람들에게서 멀어졌다.

 

결국 월가아재의 말이 맞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긍정적이고, 올바른 경험을 입력해야 한다. 그리고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경험을 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여기서 성공은 경제적 성공이라는 좁은 의미가 아니라 인생의 성공이다.

 

과거에서 벗어나 거듭남을 느낀 사람으로써 긍정적인 경험의 중요성에 대해 통감한다. 좋은 업을 쌓자.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경험을 하고, 좋은 글을 읽고,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글을 쓰자.

 

 

5. 한번만 더 기회를 줘

 

월가아재는 홍콩에서의 실패 후, 대학원까지 모두 떨어지고 되뇌인다

제발, 제발 나에게 한 번만 더 기회가 온다면, 내 20대를 지우고 새로 시작할 수 있다면, 정말 하찮은 자존심이나 계획 따위 전부 버리고 초년생의 마음가짐으로 와신상담하고 지금 배워야 할 걸 배우겠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봤다. 나는 저런 시절이 없었나?

 

내 인생 최악의 시절은 고등학생 때인 것 같다. 어쩌면 초등학생 때일 수도 있지만 그 시절 기억은 통째로 날라갔으니까 논외로 하자.

 

고등학생 때는 우울, 불안, 무기력,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 부정적인 상상을 막을 수가 없었다. 유리창을 보면 깨부수고 싶었고, 창밖만 보면 뛰어내라고 싶었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는 숨막히는 기분에 자주 사로잡혔다. 나는 그때 나 자신에게 무엇이라고 했을까?

 

플래너에 이런 말을 적어뒀던 기억이 난다. 힘들고 하기 싫다면 고3때를 생각하라고, 수능이 끝나고 나태해질 나 자신에게 하는 주의 문구였다. 나는 고등학생 때 정말 치열하게 살았다. 아픈몸을 이끌고 최선을 다했다. 내게 선택지는 두가지였다. 공부하거나 죽거나. 지금 생각해보면 우울증으로 뇌 회선이 완전히 꼬인 것이 느껴지지만, 아무튼 그때는 그랬다. 생사를 넘나들고 있었다.

 

나는 그래서 최선을 다한 그때의 후회가 없나? 아니 엄청난 후회를 하고 있다. 그 때 망가진 장건강은 아직도 회복이 안되고 있고, 꼬인 뇌 회선은 대학 초년생 까지도 고쳐지지 않았다. 독하게 하는게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내가 공부를 설렁설렁해서 수능을 망했다고 생각해보자. 더 좋아질게 하나라도 있었을까? 재수를 했으면 나는 정말 죽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미숙한 나에게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것이다. 사실 환경도 너무 안좋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그것말고는 없었다.

 

그렇기에 이제는 고등학생 시절의 기억을 떠올려야겠다. 10년전으로부터 돌아온 것처럼 최선을 다하자. 고등학생 때처럼 간절하게, 그렇지만 어른처럼 현명하게.

 

 

6. 그럼 지금은 뭘 해야해?

 

월가아재가 청년들에게 추천하는 것은 4가지이다.

 

1) 건강: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말은 백번 천번 맞다. 이건 건강을 잃어본 사람만 알 수 있다. 매일 운동하고, 규칙적으로 자고, 정크푸드를 멀리하자.

2) 무의식: 우리는 무의식의 지배를 받는다. 가장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습관이다. 하지만 좀 더 근본적으로 들어가면 생각하는 방식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뜯어고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자기 확언과 명상을 반복적으로 하고, 나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야겠다.

3) 일기: 일기를 열심히 쓰다 보니 일기가 인생을 바꾼다는 것을 처절하게 경험한다. 일기의 장점은 다른 게시글에서 작성하도록 하겠다.

4) 행복 최적화: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 역시 나랑 비슷한 사람이구나. 결국 인생의 목표는 행복이기에, 내가 행복해지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행복을 비용과 수익 측면으로 생각해 내가 느끼는 행복을 최적화 시키는 것이다. 고등학생 때는 고통이라는 비용이 성취라는 행복에 비해 너무 커서 최적화에 완전히 실패했다. 앞으로 행복최적화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야겠다.

 

 

7. 나가며

 

타인의 인생을 들여다 본다는 것은 굉장히 흥미로운 경험이다.

 

우리에게 삶의 기회는 단 한번이다. 그래서 불안하고, 두렵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답을 갈구하려 한다.

 

답지는 없지만 정답이 적혀있지 않은 해설지는 있다. 그것이 바로 타인의 경험이다.

 

책의 말미에서 월가아재는 이 책은 청년들을 위한 오답노트라고 말한다.

 

월가아재의 솔직한 경험 덕에 수많은 오답을 피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나도 나의 오답노트를 당당하게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